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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혁신파크 임시활용계획 규탄 성명서

2024년 01 월 01 일

[성명서]

"시민 쫓아내고 관공서가 차지하는게 "공공"인가?

서울시가 주도하고 은평구청이 어시스트하는 서울혁신파크 임시활용계획 규탄한다!"


서울시에서 은평세무서, 은평구 시설관리공단, 은평구청, 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등 네 곳의 은평구의 공공기관이 혁신파크 내 건축물을 임시로 사용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공공의 부지를 공공성이 담보된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것은 적합한 도시 공간 활용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허나 우리 시민모임은 이를 매우 문제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실제 공공공간의 주인인 주민이 파크에서 쫓겨 나가고 통제받는 현실 속에서, 오직 몇몇의 공공기관, 다시 말해 ‘관’만이 공공공간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 없는 공공부지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시 주도의 혁신파크 부지 상업 재개발을 두 팔 벌려 환영했던 은평구청은 서울시의 혁신파크 철거를 위한 임시 활용계획의 명분이 되기를 자처했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아래와 같이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몇가지 요구사항을 주장하려 한다. 


하나, 시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은평구와 서울시의 밀실 행정을 통해 혁신파크의 임시운영방식을 결정한 과정과 결과는 매우 문제적이다. 혁신파크를 이용하는 주체는 시민이며, 그렇기에 공간의 주인 역시 시민이다.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이루어진 임시운영방식의 결정은 비민주적이며, 독단적이다.


둘, 은평세무서, 은평구 시설관리공단, 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은평구청 위 4개 행정기관이 부득이하게 추가 사무 공간이 필요하여 혁신파크에 입주해야 한다면, 어떤 이유로 추가 공간이 필요한지, 얼마나 필요한지를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후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셋,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파크 내 공간이 하나 둘씩 일방적으로 폐쇄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정된 공공기관의 입주는 혁신파크를 시민들의 공공공간이 아닌 ‘관’의 공간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며칠 전, 반려견과 산책하던 한 시민은 언제나 자유롭게 이용하던 참여동 중앙정원이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 됐다며 출입을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니 반려견의 배설물 때문에 혁신파크 소장이 해당 공간을 폐쇄 했다는 것이었다. 허나 혁신파크 소장에게는 시민의 공간을 폐쇄할 어떠한 근거와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시민들이 쫓겨 나가고 통제 받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공공공간의 입주는 공간의 불평등한 사용에 불과하다. 


넷, 시민 안전을 고려하여 피아노 숲 등을 개방하고 단계적 철거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이 편하고 안전하게 찾아야 할 공공기관 바로 옆에서 건물 철거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시민안전을 심히 위협하는 것이다. 일례로 서울시는 지난 2023년 10월 말, 입주단체의 입주 기간이 종료되기도 전, 미래청 1~2층의 공용 공간에 있던 대량의 멀쩡한 가구를 시민들이 보란 듯이 부수고 폐기했다. 이날도 시민들은 언제나처럼 혁신파크에 찾아 여가를 즐겼다. 여러 시민이 목격한 철거 현장은 누가 봐도 위협적이었다. 건물 내 가구를 철거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건물 철거를 시작하면 어느 누가 그곳을 안전하다고 여기며 이전처럼 여가를 즐길 수 있을까?


이에 우리 시민모임은 아래와 같은 요구사항을 주장한다.


하나, 시민들이 안전한 파크 사용 방안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철거 진행 및 공공기관 이주를 전면 중단한다.


둘, 파크의 임시운영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 파크 사용자인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이 미흡했던 점을 사과하고,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임시운영방식을 다시 결정하라.


셋, 파크의 임시운영기간 동안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방적이고 불통의 공간 폐쇄 없이, 실외 공간 뿐 아니라, 실내 공유 공간 역시 시민들에게 개방하라.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시민과의 소통 없이 철거를 밀어붙이기 위한 서울혁신파크 임시활용방안에 대해 혁신파크를 지키는 시민모임은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시민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제대로 된 계획이 전무한 상황에서 일단 부수고 보자는 행태는 접어두고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2024년 1월 18일

공공의 공간으로서 혁신파크를 지키는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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